사일런트 러브
6/3
요코하마음악대학 옥상에서 투신하려던 진나이 미카를 마침 그곳에 일을 하고 있던 청소부 사와다 아오이가 온 힘을 다해 말린다. 흐느껴 우는 미카에게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겨버린 아오이가 멍하니 미카를 바라본다. 뒤쫓아온 강사가 그녀를 데려가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시간은 일상으로 돌아간다. 미카가 떨어뜨리고 간 방울만 남겨둔 채. 교통사고로 눈이 보이지 않게 되면서 피아니스트의 꿈을 이룰 수 없어 절망에 빠져 죽으려 했던 미카. 의사는 ‘수술은 성공했으니 언젠가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진단하지만, 그 ‘언젠가’가 언제가 될지 알수 없어 미카의 초조함과 불안은 쌓여만 간다. 그리고 폐 강당에서 피아노 연습을 하지만 손에 남은 마비증상 때문에 마음대로 되지 않자 혼란스러워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아오이. 그날 이후, 아오이는 미카를 위해 폐 강당을 항상 열어둔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미카가 아오이에게 말을 걸지만, 아오이는 사고로 목소리를 잃었기 때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그런 그를 향해 미카는 ‘손등에 두드려서 대답해 줘. YES면 한 번, NO면 두 번이야’ 라고 말하며 손을 내민다. 그 손을 더럽히지 않으려 애쓰며 미카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손가락으로 자신의 이름을 쓰는 아오이. 미카는 ‘그쪽도 피아노과야?’ 라고 묻지만 아오이는 아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이어 미카가 ‘언젠가 당신의 피아노도 들려줘’라고 말한다. 적어도 미카가 빛을 되찾을때까지 만이라도 그녀를 지켜주겠다고 다짐하는 아오이. 하지만 두 사람은 생각지도 못한 운명에 휘말리게 되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