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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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버려진 갓난 아기 선재를 주운 전과자 문수는 그 일을 계기로 새 삶을 꾸리기로 하고 넝마주이를 하며 정성껏 선재를 돌본다. 그러나 문수가 사고로 죽어버리자, 선재는 화장터에서 만난 소녀 이련이 같이 살자고 하는 것도 뿌리치고 어머니를 찾아 길을 떠난다. 선재는 여행 도중 스님 법운, 장꾼 지호, 의사 해운, 장님 가수 이나, 꿈속의 요녀 마니, 장기수 해경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배우고 체험한다. 얼마 간의 시간이 흐른 후 선재는 이련과 재회하고 그녀와의 사랑으로 아들을 낳는다. 그러나 그는 또 다시 길을 떠나 천문대로 향하고, 그 곳에서 소년 김박사를 만난다. 김박사에게서 별의 생성과 소멸에 대한 얘기를 듣고 이련이 있던 곳으로 내려오지만 그녀가 죽은 아이를 묻고 길을 떠난 것을 알게 된다. 다시 시작되는 여행에서 선재는 늙은 등대지기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현실에서 요녀 마니를 만나 유혹을 받는다. 오랜 여행으로 지쳐 쓰러져 잠이 든 선재는 꿈속에서 자애로운 연꽃 여인의 대접을 받고 깨어난다. 그는 그것이 재(齋)와 폐수였음을 알고 깨달음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