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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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들과 노름을 한 어느 저녁, 남작은 가진 돈을 모두 잃고 집으로 돌아오다 페펠이라는 젊은 도둑과 마주친다. 그는 남작의 재산을 관리하는 코스틸레브의 사주를 받고 들어온 것이고, 코스틸레브의 정체는 훔친 금을 취급하는 장물아비이다. 페펠은 집주인의 아내인 바실리사와 바람이 났지만, 그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바실리사의 동생 나타샤이다. 질투에 빠진 바실리사는 나타샤를 부패한 형사와 결혼시켜 버린다. 르누아르의 다른 걸작들처럼 명백한 휴머니즘을 표방하는 이 영화는 도박꾼, 도둑, 창녀, 주정뱅이 등 밑바닥 인생들의 다양한 면모를 숨김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조명한다. 막심 고리키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였으나, 르누아르는 러시아에서 프랑스로 배경을 옮겨왔으며 고리키의 동의를 얻어 비극적 결말이 아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무성영화 시대의 우상 에리히 폰 스트로하임과 채플린에 대한 존경을 시각화한 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은 채플린의 <모던타임즈>에 대한 오마주이다. (장 르누아르 특별전)